로큰롤의 제왕, 20세기를 대표하는 대중 가수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일생을 다룬 영화 '엘비스'가 개봉했습니다. 사실 저도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엘비스가 사망하고 몇십 년 후에야 태어났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영화 '엘비스'에 대해 '엘비스 프레슬리를 잘 모르는 저도 이 영화를 봐도 괜찮을까요?' 혹은 '이 영화 어땠나요?'라는 초점으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엘비스
'엘비스'라는 영화는 정말 영화관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 영화들은 대부분 그렇겠지만, 영화 엘비스만큼 큰 화면으로 봐야 하는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이후로 처음입니다. 왜냐하면, 영화 속의 엘비스가 나오는 쇼들이 정말로 현장 무대 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컨츄리 스타일, 로큰롤 등이 합쳐진 장르의 끝판왕을 보여줍니다. 비틀즈, 롤링스톤즈, 레드 재플린 등 유명한 뮤지션들도 죄다 엘비스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우리나라 가수에게도 영향이 있는 게 인정되죠. 또한 영화에서 놀라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엘비스의 매니저인 톰 대령입니다. 톰 헹크스가 연기하는 톰 파커 대령은 엘비스가 어릴 때부터 함께한 매니저인데 놀랍게도 악역으로 나옵니다.
물론 톰 대령은 엘비스를 위해 노력한 것은 맞지만 나중에 그를 이용하거나 크게 다투거나 여러 가지 악행을 보이죠. 즉, 엘비스의 최측근이었던 이 매니저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굉장히 새로운 관점에서 엘비스의 일생을 관찰할 수 있죠.
엘비스의 속마음
영화 '엘비스'를 보고 나면 평범한 전기영화가 아닌 엘비스의 속마음을 비추는 그런 감성적인 영화로 보입니다. 마치 엘비스가 관객이나 가족,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드는 감정과 생각을 노래나 쇼 무대로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특히 팬들을 위한 사랑과 그리고 본인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 지를 깨달을 때는 정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엘비스는 사랑을 갈구했습니다. 사실 엘비스는 쌍둥이 형이 있었지만 형은 출산 직후에 사망했죠. 그리고 극적으로 엘비스가 탄생했기 때문에 집안 가족들, 특히 어머니가 엘비스를 애지중지하면서 키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엘비스도 어머니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엘비스의 인생이 점점 가족에게 시간을 내기가 어렵게 되자 의존하는 대상이 계속해서 희생됩니다. 어머니는 돌연 급사하게 되고, 와이프와 딸은 엘비스를 떠나죠.
매니저는 자신의 뒤통수를 치고 유일하게 친아버지가 그나마 있지만 매니저에게 이리저리 휘둘립니다. 이렇게 의존할 곳이 없던 엘비스에게 정말 굳건한 대상이 있었으니 바로 '팬들'이었죠.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엘비스의 무대를 보면 관중들 앞에서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고 날아오르는 것 같지만 무대가 끝나면 금세 허무함이 찾아오고 충동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엘비스는 불행하면서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괄시를 받고 정치계가 압박을 가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사랑해주는 팬들을 보고 분명 행복했을 겁니다. 그러나 어머니, 부인, 딸 등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멀어져 갈 때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우울에 휩싸이죠.
엘비스가 상징하는 것
흑인 음악을 가지고 성공한 백인 가수라는 타이틀은 1950~1960년대 즈음에는 말조차 되지 않았던 시대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인종 차별이 극심하고 로큰롤, R&B와 같은 장르들은 흑인들만 하는 천박한 음악이라는 풍조가 있었죠. 그런데 그걸 백인 가수가 직접 사람들 앞에서 불렀고 무엇보다 몸을 흔들어대는 것을 금기시하던 분위기를 아예 뒤집어버렸습니다.
당시 엘비스가 TV에 나와 공연하는 것을 가정집에서 보게 되었을 때, 특히 자식이 있는 집이면 부모님들이 얼른 TV를 끄거나 자식의 눈을 가렸습니다. 지금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저게 뭐라고 눈을 가리나 싶지만 그때는 굉장한 충격이었죠. 그런데 수위뿐만 아니라 인종 차별 풍조가 만연하던 시절을 엘비스가 과감히 깨버린 것입니다.
'인종 같은 것은 모르겠고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하면서 질러버리는 엘비스에게 당시 10대 20대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고 보수층이나 나이 든 세대는 이해 못 하는 것이 있었죠. 그런데 어르신들도 결국은 엘비스를 좋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엘비스가 진짜 열정이 무엇인지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엘비스는 안정제에 크게 의존한 것은 맞지만, 술이나 마약에 빠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무대 관계자, 스태프들에게 깍듯했고,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당당히 참전했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게도 인정받고 좋아하게 되었던 거죠.
엘비스의 메시지와 연출
영화를 보면서 인기도 하나의 큰 힘이라고 보았을 때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기라는 것이 정말 달콤하지만 잘못하면 독이 되어서 가족들을 해칠 수도 있죠. 누구보다도 엘비스는 인기의 양면성을 잘 알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고통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타오를 때는 확 타오르지만, 심지가 다 타면 꺼져버리는 양초처럼, 엘비스는 죽기 전 마지막 무대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진심을 담아서 노래했지만, 공연이 끝나 불이 꺼지자 결국 엘비스의 불도 꺼지고 말았습니다.
영화 엘비스는 이런 부분에서 음악과 스토리를 적절하게 잘 배치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톰 대령이 엘비스를 부당한 계약으로 넘길 때 엘비스가 '함정에 빠진 것 같다', '우린 함께 할 수 없다'와 같은 노래 공연을 마침 하고 있거나, 가족과 헤어지게 될 때 그들을 그리워하는 노래가 공연되던지 혹은 실제 역사적 사건에 맞춰서 부르기도 합니다. 극 중에서는 당시 미국 국민들 모두가 충격에 휩싸인 케네디 전 대통령 저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 엘비스는 노래로서 국민들을 위로하고 혁명을 해야 한다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있죠.
이렇듯 영화 엘비스는 그저 음악만 냅다 듣는 것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감정, 일어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맥락에 걸맞은 공연을 보여주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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