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이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되면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 어떤 평론가들은 종이의 집 한국판을 보고 "이 드라마 욕 좀 먹겠다"는 반응도 보입니다.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 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종이의 집, 첫 화부터 드러난 문제점
종이의 집 한국판 1화부터 제일 먼저 나오는 대사와 장면은 나중에 도쿄가 되는 북한 처녀 한 사람이 BTS 노래에 맞춰 춤추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또한 BTS 춤을 추던 북한 여자가 콜사인을 정하는 장면에서도 단순히 나쁜 짓을 할 것이기 때문에 콜사인을 도쿄로 정했다는 말을 하죠.
원작에서는 강도들이 그들만의 콜사인을 정할 때 도시 이름으로 정하는 데는 그 캐릭터의 과거와 관련이 있는데, 한국판 리메이크에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한국의 반일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로 바뀌었습니다. 전 세계로 스트리밍 되는 작품에 굳이 이런 식의 반감을 살지도 모르는 대사를 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또한 '도쿄' 역을 맡은 배우 전종서의 연기는 좋았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내레이션이 상당히 별로였습니다. 분위기에 맞는 내레이션 톤을 전혀 못 잡아 흐름을 끊었죠.
종이의 집 한국판이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기는 하지만 이 작품만의 특색으로서 남과 북의 분단 상황을 꽤나 신경 써서 녹여낸 각색 부분이 돋보이기는 합니다. "원작이랑 내용을 완전히 똑같이 만들었는데?"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 작품은 말 그대로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욕을 먹는 것은 감수해야 될 겁니다.
리메이크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웬만해서는 이기기 힘든 라이벌을 안고 태어나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메이크된다는 자체가 이미 많은 팬덤, 재미, 작품성 등을 인정받은 가짜라는 방증이고 그렇기 때문에 리메이크되어 나온 작품은 이길 수 없는 라이벌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종이의 집 한국판은 남과 북의 상황을 통해 이 작품만의 특색을 더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리메이크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죠.
종이의 집 한국판은 역시 리메이크답게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충실하게 따라갑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죠. 워낙에 유명한 책이어서 누구나가 그 책의 내용을 알고 있는데 중간에 들어가는 일러스트 삽화만 조금 바뀌어서 같은 책이 새로 나온다고 한다면, 과연 내가 그 책을 또 사서 읽을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원작을 이미 본 사람들은 이 작품을 볼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미 훌륭한 원작을 본 입장에서 종이의 집 리메이크를 보면 혹평 비슷한 평가밖에 나올 게 없는 것이죠.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니까요. 새로울 게 없고 그래서 재미가 없으니 다른 부분에서라도 평가절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종이의 집, 넷플릭스 1위 될까?
종이의 집 한국판은 문제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원작 베이스로 상당히 잘 만든 각색이 맞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있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말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넷플릭스에서 한국 작품들이 심심찮게 전 세계 순위 1위를 찍는 것들을 보면 요즘 대중들 모두 공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위트 홈', '살아있다', '오징어 게임'까지 사실 넷플릭스 첫 공개되자마자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 사람들에게 정말 혹평받았던 적이 있었죠. 연출부터 연기까지, 이런저런 표절 논란 등 첫날은 정말 해당 작품에 대한 혹평들로 가득했습니다. 역시 그런 내용들 상당 부분에 크게 공감하기 도 했죠.
충무로에는 나쁜 대사 족보가 따로 존재하는 것인지 대체 왜 언제나 그렇게 구린 감성의 대사들이 빠지지 않는 거냐는 식으로 대사들을 패러디한 조롱 글들도 넘쳐났지만 그런데 한 3일 정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분위기는 싹 바뀝니다. 어느 순간 바닥을 기던 평점은 올라가 있고 각 커뮤니티엔 사람들의 호평일색 글들로 가득 차 있죠. 아마 종이의 집 한국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종이의 집 한국판도 피해 가지 못한 북한을 친근하게 그리는 것, 반일, 애국, 한국식 자본주의 비판, 신파, 충무로식 구린 대사들 이런 것들이 우리한테는 지겨운 이야기들이지만, 아직 전 세계는 이런 것들에 그리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것들이 한국 작품만의 특이한 맛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나오는 시간 딱 맞춰서 기다리다가 나오자마자 바로 보고 빠르게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 종이의 집이라는 작품을 즐기기보다는 평가하려고 보는 사람들입니다. 일반 대중들보다 훨씬 더 깐깐한 기준을 갖고서 평가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개 초기에는 종이의 집이라는 작품의 평가가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종이의 집 1화부터 BTS 넣은 것이 그리 나쁘다고만 볼 것이 아니겠죠. BTS 어필이 이상한 것은 그들도 알지만 굳이 넣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심 끝에 정말로 그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 넣은 것일 테니까요. 종이의 집이라는 작품을 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서 그들보다 전문가는 대한민국에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한류를 가지고 있는 K-콘텐츠의 저력은 동남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비로소 발휘됩니다. 동남아는 원래 좀 반응이 늦게 오지만 상당히 강력하게 오기 때문이죠. 느긋한 성격의 동남아의 인구는 무려 6억이 넘기 때문인데요. 그 6억이 넘는 인구에 K-콘텐츠 충성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평점과 리뷰에 관여하는 순간 종이의 집 같은 K-콘텐츠의 평점은 순식간에 오르고 그렇게 되면 종이의 집을 만든 감독과 작가조차도 몰랐던 이 작품의 숨겨진 기획 의도와 숨은 메시지들이 갑자기 눈에 보이게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됩니다. 과거 '오징어 게임'이 그렜듯이요.
종이의 집 한국판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동남아가 움직이고, 대기업에서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열심히 마케팅에 박차를 가한다면 종이의 집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던 일반 대중들도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애초에 종이의 집 한국판이 문제점이 좀 보이긴 하지만, 아주 못 만든 작품은 아닙니다. 또한 넷플릭스 알고리즘 상 이용자의 시청 기록을 분석해 피드를 주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배우 박해수가 나온 작품인 만큼 '오징어 게임'을 본 전 세계 모든 사용자들의 넷플릭스 메인 화면에 종이의 집 한국판이 뜨고 있을 것입니다. 종이의 집 한국판은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었지만 전후 상황으로 볼 때 이 작품 역시 넷플릭스 전 세계 높은 순위로 기록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무리
이상 종이의 집 한국판, 넷플릭스 1위 될 까에 대한 칼럼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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